디지털 영국, 예술계의 디지털 문화

2010.06.01

Digital Britain 디지털 영국, 예술계의 디지털 문화



 

글: 정명주(런던대학 골드스미스컬리지 연극학과 박사과정)

 
 
2009년 6월 영국의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가 문화백서 ‘디지털 영국(Digital Britain)을 발간하면서 문화계의 새로운 화두는 ‘디지털’로 옮겨가는 듯 하다. 세계적으로 인터넷 사용인구가 20억에 달하고, 경제, 사회 전반에 디지털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인프라 구조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국가경제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역량과 직결되는 시대를 맞이하였다. 이러한 시점에서 발간된 백서 ‘디지털 영국’은 전국의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을 비롯하여,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인터넷 강국 건설을 위한 청사진이다. 이는 공공서비스의 제공하는 정부자체가 이제 디지털 시스템의 주요 구매자로서, 데이터와 컨텐츠의 제작을 의뢰하고 보유하는 제작자로서, 영국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적인 헤드쿼터로서 기능하겠다는 다짐이며, 웹 상에 존재하는 것만이 아닌, 웹으로 존재하는 진정한 디지털 정부로 재탄생하기 위한 약속이기도 하다. 디지털 저작권물의 저작권 보호를 포함하여 방송 및 미디어 관련 각종 법령 강화를 통해 안전한 온라인 세상을 건설하는데 초점을 둔 이번 백서는 방송 및 미디어감독기관인 오프콤(Ofcom)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인터넷 관련 법령을 강화하는데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였다. 반면 국립영화협회 및 극장인 BFI의 보유 아카이브 영화들을 복제하여 대중에게 공개할 수 있도록 법적 제한 조치 하향한 조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비디오게임과 같은 온라인 저작물에 있어서 협찬 및 기부 장려를 위한 세금감면 혜택제도를 도입하자는 등, 디지털 컨텐츠 진흥을 위한 여러 제안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백서의 발간을 통해 ‘디지털’이라는 화두는 문화예술계에 까지 영향을 미치며, 예술공연계의 디지털 컨텐츠 개발, 관객과의 소통방식의 변화 등에 있어 개혁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츠카운슬의 디지털 바람
‘디지털’ 백서가 준비되고 있던 2000년대 말부터 이미 아츠카운슬에서는 각종 디지털 프로젝트 지원 및 예술기관의 디지털 문화 개혁을 시작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개최된 South By South West Interactive(SXSW) 페스티벌에 12명의 디지털 아티스트와 프로듀서를 대표단으로 보내는 것으로 시작하여 iShed와 같은 주요 디지털 에이전트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창의 테크놀로지 프로젝트를 장려하고 있다. 2008년에는 아츠카운슬의 지원으로 예술기관의 디지털 테크놀로지 활용방안을 점검하는 두 차례의 컨퍼런스가 개최되었다. 대표적인 디지털극단 파일럿극단(Pilot Theatre)과 요크씨어터로열의 주최로 브리스톨에서 개최된 ‘ Shift Happens’는 예술적 창작 과정 및 관객개발과 관련하여 ‘인터액티비티(Interactivity)’가 무엇을 의미하는 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가디언 지의 린 가드너가 지적했듯이 아직까지도 ‘19세기적인 방식’의 창작자와 관람자의 관계에 머물러 있는 공연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적 환경 속에서 어떻게 공연창작의 방식과 관객과의 만남의 방식이 재정립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던져졌다. 파이럿극단의 예술감독 마커스 로머를 비롯하여,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줄리 보차드-영,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 톰 플레밍, 테크놀로지 비평가 빌 톰슨 등 공연예술 및 디지털 전문가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는 각종 토론, 공연, 쇼케이스 등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새로운 관객과의 소통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공연창작자들을 위한 브레인스토밍이라고 할 수 있었던 이 컨퍼런스에서는 예술가와 세계 각국의 디지털 선구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공연계의 디지털 미래를 점쳐보는 자리가 되었다. 2008년 10월, HTTP 갤러리에서 개최된 ‘게임즈 아트 네트워킹 이벤트(The Games Art networking event 2008)’ 에서는 공연계의 창작자를 비롯하여 큐레이터, 게이머, 해커, 이론가, 사상가, 액티비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현대인들의 일과 놀이문화, 게임문화에 대한 논의를 통해, 21세기 새로운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의 형식을 시험하였다. 인터넷 및 온라인 커뮤니티의 발달과 함께 급속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게임산업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상에서 대중적인 레저활동으로 2,30대의 젊은 세대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게이머들이 기획한 각종 게임 오프라인 축제들이 증가되는 추세 속에, 오프라인 게임의 연극적인 놀이성, 참가연극의 요소는 오프라인 게임을 라이브 공연과 접목시키는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문화미디어스포츠부의 <창의영국> 백서 커버




예술기관의 디지털 경영 및 홍보마케팅
이렇게 활발한 논의를 장려하며 아츠카운슬은 현재의 예술계에 디지털 기회의 도래를 선언하며, 예술기관 및 아티스트들이 관객과 만나는 새로운 방식을 연구하고, 예술가와 관객이 보다 밀접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관객의 참여형식을 제고할 수 있도록, 그리고 나아가 예술계의 뉴비즈니스 모델, 새로운 네트워크 형성, 새로운 형식의 창의성을 불러일으킬 것을 장려하고 있다. 특히 방송과 뉴미디어 분야와의 적극적인 공동전선 구축을 통해 예술기관 내에 창의에 기반한 새로운 경영과 마케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각 예술기관의 경영 및 홍보, 마케팅에 있어서도 디지털 미디어를 각종 활용하도록 장려하여, 각 예술기관의 미디어 아카이브 구축, 디지털 디스플레이, e-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위한 집중 지원금이 이미 마련되었다. 아직까지는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각종 리서치, 기술획득에 초점을 둔 인프라구축의 단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역극장의 경우, 3개년 계획을 통해 디지털 컨텐츠 개발 방식에 대한 보다 상상력있는 접근을 장려하는 방안으로 각종 워크샵, 세미나를 통해 지역극장의 디지털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2009년 3월, 뉴캐슬의 틴네사이드 영화관(Tyneside Cinema)에서 론치행사를 가진 이번 3개년 계획은 영화상영관 및 갤러리 공간을 가지고 있는 중소형 멀티아트센터를 중심으로 하여 각 아트센터들이 IT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이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설계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공연계의 디지털미디어 활용 (Mass Media 대상)
디지털 미디어는 공연장의 한계를 벗어나 더 많은 수의 관객들을 접할 수 있는 접근성을 확보하게 한다. 국립극장에서는 2009년 말부터 헬렌 미렌와 도미니크 쿠퍼의 주연 작품 <페드라>를 전국의 73개 영화관에 실황중계하는 ‘라이브 시즌’을 통해 올리비에극장의 1000명의 관객뿐만 아니라 전국 지정영화관을 찾은 14,000명의 관객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로열 오페라하우스는 BP의 후원으로 시내 중심의 트라팔가 스퀘어를 비롯한 전국 15개 도시에서 옥외대형 스크린을 통해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등 주요 레파토리를 무료로 상영한 데 이어, TV 및 DVD 프로덕션 컴퍼니, 오퍼스 아트(Opus Arte)를 매입하여, 발레 및 무용공연의 디지털영상작업 및 영화관 상영을 시작했다. 인기레파토리였던 페레드릭 애쉬톤의 발레공연 <실비아>과 데이빗 맥비카 연출의 오페라<피가로의 향연>을 시작으로 하여, 로열오페라하우스의 공연물을 오퍼스 아트 프로덕션이 디지털영상 프로덕션으로 제작하여 국내외 상영관을 통해 배포될 계획이며, 국립극장과 같은 실황중계 공연도 시도할 예정이다.

새로운 디지털미디어의 활용 – 아우어 미디어(Our Media)
국립극장이나 오페라하우스의 경우와 같이 무대공연작품의 영상을 스크린을 통해 매스미디어에게 배포하는 방식은 전통적인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활용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보다 본격화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은 각종 쇼셜 네트워킹 사이트에서 볼 수 있듯이 인터액티브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으로, 즉, 관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컨텐츠를 컨트롤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되고 있다. 다시 말해, 매스미디어(mass media)'에서 유저의 통제를 가능케하는 '아우어 미디어(Our media)'로의 전환을 불러오는 것이다. 유투브, 마이스페이스, 비보(bebo), 위키페디아와 같은 웹2.0 인터넷 사이트를 사용하는 세대들은 포스팅, 편집, 코멘트 과정을 통해 자신이 직접 창조하고 그것을 타인들과 공유하는 문화의 세대이다. 이러한 유저의 직접적인 참가방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어서면서, 대중성을 담보한, 관객의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받는 새로운 공연방식의 창조를 요구한다.

관객과의 소통방식의 변화
그런 의미에서, 디지털미디어 베이스 커뮤니케이션은 아티스트와 관객과의 소통방식에 있어서도 일대의 전환을 불러온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연 클립 뿐만 아니라 공연 제작과정의 백스테이지를 오픈함으로써, 관객들이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경우가 많아지고, 공연을 관람한 후 공연평을 포스팅하거나 채팅룸을 퉁해 아티스트와 보다 긴밀한 소통을 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이러한 측면을 도입하여 국립극장에서는 Stagework 프로젝트를 통해 관객들이 백스테이지를 직접 방문하여 공연의 제작과정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였고, ICA에서는 쏘니 포터블 플레이스테이션과 연합으로 10분짜리 관객을 위한 아트 블루틴(art bluetin) 을 제작하여 관객과의 온라인 소통을 시도하여, 특히 십대관객에게 크게 각광을 받았다. 리버풀의 FACT 아트센터에서는 ‘테넨트스핀(Tenantspin)’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몇 년 동안 수 백 명의 멀티미디어 시민들이 직접 프로그램 기획단계부터 자신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미디어아트센터가 주도하는 디지털 문화
라이브 공연방식의 공연예술계에 비해, 갤러리 및 영화상영관을 겸한 복합문화공간 및 미디어아트센터의 경우는 디지털 문화의 흡수 및 적응이 훨씬 빠른 편이다. 아츠 컨설턴트, 톰 플레밍은 ‘경계를 넘어서 – ‘건물’의 시대를 지나 ‘버추얼’ 시대를 맞은 멀티장르 미디어 아트센터의 역할(Crossing Boundaries : The role of cross-art-form and media venues in the age of 'clicks' not 'bricks)'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시대를 맞아 아트센터들의 기획, 운영에 있어서의 변화를 소개하고 있다. 갤러리 공간을 비롯해 영화상영관, 퍼포먼스 공간을 보유한 전국의 6개 중형 아트센터를 모범적인 예로 소개하고 있는 이 보고서는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방식의 제작자로, 새로운 방식의 관객과의 소통을 준비해야 하는 아트센터의 과제를 분명하게 제시한다. 그리고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발전에 부응하여 단순히 관객개발의 차원이 아닌 ‘유저 레드 프로그램’의 시대로의 전환이 시급함을 촉구하고 있다.

예술 소비패턴의 변화
톰 플레밍에 따르면 디지털미디어의 일반화는 투웨이 하이스피드 브로드밴드와 ICA(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ies)의 발전으로 인한 모바일 인터넷의 세상을 만들었다. 이동전화, 게임 콘솔, 포터블컴퓨터로 대표되는 모바일 인터넷은 일차적으로 대중음악 및 영상물의 소비 패턴을 빠르게 변화시켰다. 다운로드를 통해 MP3를 포함하여 디지털 TV, 모바일 TV 등, 포터블 멀티미디어 디바이스를 이용한 감상 패턴을 탄생시켰다. 이러한 새로운 소비패턴은 멀티미디어 제품들의 확산과 함께 가속화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맞아 멀티장르아트센터의 프로그램은 기획방식에서부터 변화가 요구된다. 과거에 소수의 충성도가 높은 방문객을 대상으로 하던 기획 및 홍보 마케팅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방문하는 대다수의 유저를 상대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이미 기획된 프로그램의 수동적인 소비를 하던 관객이 아니라 기획단계에서부터 행사자체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참여를 희망하는 적극적인 관객을 염두에 둔 기획과 홍보 마케팅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 지역사회에서 아트센터의 역할과 기능 자체를 재정립하고,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꾸어야, 빠른 속도로 소비패턴을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양식적인 변화(shift)에 응대할 수 있다.

예술단체간의 시너지를 장려하는 문화마을
모범사례로 언급된 영국의 대표적 복합문화공간/미디어센터들은 브리스톨의 워터세드, 맨체스터의 코너하우스, 리버풀의 FACT, 노팅험의 브로드웨이, 셰필드의 쇼룸
뉴캐슬의 타인사이드 씨네마 이렇게 6개 곳으로 모두 지방도시의 아트센터들이다. 이들의 공통적인 성공요인은 관객이 창작에 직,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 마련하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관객의 의견 수렴 및 인터액티브 온라인 아카이브의 운영은 기본이고, 영상창작의 경우 일반인의 창작을 적극 유도하며 이에 필요한 트레이닝 및 설비까지 제공한다. 아티스트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수동적인 프리젠터에서 활발하게 신작을 의뢰(커미션)하고 제작지원을 행하는 적극적인 프로듀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렇게 창작을 위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제작센터로서, 아트센터 빌딩 자체가 뉴미디어관련 아티스트들과 전문가, 그리고 관객들이 만날 수 있는 허브로 운영하는 것 또한 필수이다. 세련된 분위기와 저렴한 가격의 카페와 바, 관련서적을 판매하는 서점을 비롯하여, 서로 모여 토론을 펼칠 수 있는 각종 라운지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브로드웨이와 워터세드, 쇼룸은 아트센터 건물 내에 각종 미디어아트단체와 관련업체를 상주단체로 영입하면서 센터 자체를 하나의 미디어아트 도시로 만들었다. 미디어관련 전문가와 창작자들이 한 건물 안에 공존하는 현실은 다양한 교류를 장려하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다.



1. 셰필드의 Showroom


Showroom, Sheffield www.showroom.org.uk
쇼우룸은 영화상영관과 함께 제작설비를 갖춘 전문 영상기관이지만, 도시의 재개발 계획과 연계하여 워크스테이션이라는 임대용사무실공간을 마련해, 미디어아트뿐만 아니라 디자인, 공연예술 등 각종 창의산업계의 단체들이 50개소 이상 같은 건물에 모여있는 진정한 문화마을을 형성하여, 셰필드의 명소가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창작자들과 관련예술단체들이 한 공간에 모인 문화마을의 개념은 또 다른 측면에서 디지털 시대의 창작방식의 변화를 재촉한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이 혼자서 혹은 창작팀과 자기끼리 모여서 작업을 만든 후 아트센터 공간을 통해 대중에게 선 보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트센터 공간 내에서 창작 아이디어에서부터 작업과 프리젠테이션이 모두 일어나며, 이는 곧 관객들이 창작과정에서부터 참여자로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2. 브리스톨의 워터세드



브리스톨의 워터세트 아트센터



Watershed, Bristol www.watershed.co.uk
브리스톨의 워터세드(Watershed) 미디어센터는 3개의 영화상영관과 이벤트 공간을 가진 디지털미디어아트센터이다. 이곳은 전형적인 문화마을 형태의 아트센터로서 카페에 가면 웹디자이너에서부터 문화정책전문가까지 다양한 창의산업계의 역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워터세드는 2001년 오픈한 독립웹사이트 ‘dShed (http://www.dshed.net)’로 4십만 명에 이르는 방문자를 유치하면서 성공스토리를 탄생시킨 아트센터이다. 쇼케이스 단편영화 및 미디어아트의 전시공간인 dShed에 접속하면 온라인 상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기획단계 혹은 창작단계에 있는 프로젝트의 다이어리를 읽고 코멘트를 하거나, 토론의 장에 참가하여 아티스트와의 열띤 논쟁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다. 웹사이트, dShed에 게재된 작품들은 개인 아티스트를 비롯하여, 예술단체, 학교, 대학, 관심있는 개인들이 파트너쉽을 이루어 제작한 작품들이 대부분이어서 많은 작품이 창작창작과정부터 웹상에 게재되는 열린 창작을 시도한다. 이외에도, 2009년 봄, 워터세드는 지역극장 및 비디오 아티스트와 함께 ‘연장된 연극경험(Extended Theatre Experience)’이라는 디지털 미디어 공연을 시도해서 화제를 모았다. 오디오 및 비디오 장비가 곳곳에 설치된 공연장에서 브리스톨 올드빅극장의 배우들이 특별 미니 공연을 벌이고, 이를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녹화하면서 연극의 현장성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어떠한 녹화와 편집절차가 필요 되는 지에 대한 시험이었다. 배우들에게도 비디오 아티스트들에게도 이것은 새로운 경험이었고, 어떠한 결과가 나올 지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이 프로젝트의 전 과정은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져, 창작에 참가한 예술가들 및 관객들의 의견까지를 포함한 영상물을 창작해 내었고, 그 요약본이 dShed 웹사이트에 게재되었다.


3. 맨체스터의 코너하우스


Cornerhouse, Manchester www.cornerhouse.co.uk
1985년에 오픈한 코너하우스는 현대미술갤러리와 인디영화상영관, 카페와 바, 그리고 비주얼아트 서적의 출판사업을 겸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연간방문객이 50만명에 달한다. 갤러리 공간을 통해 세계적인 디지털 아트 및 미술작품을 소개하고, 영상관을 통해 각종 뉴미디어아트를 소개하는 코너하우스는 웹사이트 방문자들이 천만페이지가 넘는 이용율을 보였다. 특히, 코너하우스는 각종 아트 프로그램의 제작자로서 네트워킹의 헤드쿼터로서 역할하면서, 맨체스터 지역의 ‘지식 캐피털’ 프로그램의 핵심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식캐피털은 지역의 대학교들과, BBC, 팰러스극장, 위트모어아트갤러리, 로열노던 음악대학 등과의 긴밀한 파트너쉽을 통해 맨체스터를 창의경제의 중심부로 발전시키려는 도시 차원의 발전전략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주요 사업으로는 멘체스티 시의 디지털 프로젝트로 계획 중인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센터’의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4. 리버풀의 FACT


리버풀의 FACT 아트센터



FACT, Liverpool www.fact.co.uk
두 개의 갤러리공간과 다목적 미디어 박스 공간을 비롯해 카페, 바, 서점을 보유한 팩트 아트센터 역시, 단순한 아트센터의 개념을 넘어 지역의 문화마을로서 기능하면서 센터가 속한 지역의 문화적 프로파일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07년부터 FACT아트센터는 센터가 위치한 볼드 스트릿을 문화의 거리로, 도시의 화제로 만들기 위한 ‘볼드스트릿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볼드 스트릿에서 실제로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는 동시에, 볼드 스트릿을 작품의 주제로, 작품의 전시장으로, 이벤트의 행사장으로 활용한다. 또한 이 거리의 기억을 담은 문서와 예술작품을 게재한 웹을 만들어, 이곳에 방문하는 유저들까지도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게 함으로써, 디지털의 세계와 실제 세계에서 동시에 볼드 스트릿을 문화적 다이어로그로 생성해내는 제작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5. 노팅험의 브로드웨이


Broadway, Nottingham www.broadway.org.uk
최근 보수공사를 실시한 영상관을 노팅험 출신의 디자이너 폴 스미스가 디자인하여 화제를 모은 브로드웨이는 미디어랩 설비와 스튜디오 공간을 새로 마련해 나레티브가 없는 영상 및 디지털 아트를 제작하기 위한 설비를 마련했다. 또한 지역 학교와 연계하여 미디어 스터디, 역사, 언어, 영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디어 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지역과의 문화적 관계 생성에도 기여한다. 더불어 영국무성영화와 라이브 음악을 접목한 무성영화 및 음악페스티벌, 단편영화페스티벌, ‘뱅’, 만화와 애니매이션 페스티벌, ‘빅 그린’ 등을 시행함으로써 축제기간 동안 미디어 업계의 인력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를 마련하고 다양한 네트워크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캐슬 박물관 및 아트 갤러리, 보닝튼 & 앤젤 로우와 긴밀한 파트너쉽을 이루며 디지털 및 뉴미디어 아트를 노팅험 지역에 보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6. 뉴캐슬의 타인사이드 씨네마


Tyneside Cinema, Newcastle-upon-Tyne www.tynecine.org
타인사이드는 ‘디지털 씨티’와 함께 두 개의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허브를 운영하면서 잉글랜드 북부지역의 창의산업의 선구주자로서 영상산업을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임무를 맡고 있다. 2001년에는 아츠카운슬의 지원으로 유명한 멀티미디어아트그룹 라이트 서전(Light Surgeons)을 초청하여 뉴캐슬 지역의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시행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지역의 멀티미디어아티스트를 비롯해 디자이너, 뮤지션, 영화감독 등 총 12명의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라이트 서전팀과 공동창작으로 도시의 풍경을 옥외 및 온라인상에서 작품화하는 작업을 시행했다. 그 결과물인 ‘키메라프로젝트 뉴캐슬 게이트헤드’는 영상으로 만들어져 BBC에서 방영되었으며, 편집되기 전의 디지털영상원본은 타인사이드 센터내에 보관해두고 사용을 원하는 누구나에 공개하는 오픈 소스로 활용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2003년 미들브로 지역에서도 지역아티스트를 중심으로 같은 프로그램이 시행했고, 최종영상작품이 AV 페스티벌에 참가한 후 DVD로 제작되기도 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문화에 기반한 새로운 공연문화
이렇게 문화의 인프라 구조가 변화하면서, 공연계에도 새로운 방식의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아티스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게임, 방송, 공연계의 다양한 인력들이 모여 만든 극단, 코니(Coney)는 기존의 펀치드렁크, 드림씽크스피크 등의 극단들이 선보인 ‘관객참여’연극, ‘산책(Promenade)연극’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보다 ‘적극적인 관객참여’를 제공하는 놀이형식의 연극 ‘스몰타운 애니웨어 (A Small Town Anywhere, 2008)’를 선보였다. 배터씨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이 작품은 출연배우가 없다. 관객들이 곧 배우이다. 공연장에는 작은 마을 하나가 만들어져 있다. 호프집이 있고 감옥이 있고 우체국이 있다. 우체국에서는 실제로 편지를 써서 부칠 수 있다. 그래서 관객들은 같이 온 친구들이나 낯선이들(다른 관객들)과 이야기를 하고, 맥주를 한 잔 마시고, 편지를 써서 부치면서 작은 마을 사람이 되는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 연기를 하는 것이다.

스스로 배우가 된 관객들 Photograph: Gavin Millar 사진출처 가디언지

<스몰 타운 애니웨어>
스스로 배우가 된 관객들 Photograph: Gavin Millar 사진출처 가디언지



‘디지털’이라는 화두는 예술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반갑지 않은 손님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공연예술계에서는 ‘멀티미디어’라는 화두가 90년대를 통해 화려하게 등장하여 연극과 무용무대를 통해 ‘영상’ 차원에서 시도되었다가, 라이브 공연의 현장성을 반감하는 효과를 낳으면서 조용히 사라져간 유행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 21세기를 맞아 ‘디지털 미디어’ 가 공연계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사용하느냐 마느냐의 차원이 아니다. 기본적인 관객과의 소통의 방식에 대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무대에서 객석을 향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의 공연방식뿐만 아니라 창작팀이 작품을 다 완성한 후에 관객에게 선보이는 제작방식, 극장이 관객에게 공연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홍보 마케팅방식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일차원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유효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디지털 문화가 불러온 다차원적인 소통방식은 앞으로 예술계의 향방을 더욱 흥미롭게 지켜보게 하는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Digital Britain, DCMS, 2008, http://www.culture.gov.uk/what_we_do/broadcasting/5631.aspx
Arts Council England: Response to the Digital Britain Interim Report, 13 March 2009
Tom Fleming, Crossing Boundaries: The role of cross-art-form and media venues in the age of 'clicks' not 'bricks', January 2008, UK Film Council in association with Arts Council England and the Arts and Humanities Research Council
Killian Fox, The Art of Tomorrow: theatre: The star of the newest show in town? That would be you, The Observer, Sunday 22 February 2009
Lyn Gardner Blog
http://www.guardian.co.uk/stage/theatreblog/2009/jul/06/shift-happens-community-theatre

Darren Waters, Hunting the bowler hat at SXSW, BBC Saturday, 14 March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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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주
정명주
런던대학 골드스미스 콜리지 연극학과 박사과정